2002/12/05
사람의 그림자가 그리운 집처럼 느껴진다...
저기 창문에 보면 TV의 불빛이 살며시 창밖으로 아련이 보이고 있다...
황혼의 기도1
더는 살아 낼 수가 없을 것 같아
홀로 찬밥에 김치를 얹어 먹는 저녁
보잘것없는 지팡이처럼 말라서
서서히 중년으로 가고 있다
가죽보다 질긴 가난은 더욱 춥게 만들고
당신을 질긴 가난은 더욱 춥게 만들고
당신을 부르는 내 입은 자꾸 헛소리를 한다
검은 유리창에 비친 나는 유령 같아
이 허기, 쓸쓸함을 더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아
깊은 우물 환한 두레박 내려 깨우듯
내게 손을 내미소서 남의 슬픔을 듣게 하소서
가을 바람에 단풍나무 불붙듯
힘없는 마음에 불을 지르소서
- 申 鉉林 - 時 中에서